□ 지난 10월 25~26일, 부산에서 개최된 제17회 세계해양포럼(WOF)에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처음으로 ‘지속가능한 미래 성장동력 해양바이오’를 주제로 세션을 개최하였다. 본 세션은 ▲홍합 접착물질을 이용한 해양바이오 기술개발, ▲지속가능 이용을 위한 스페인 미세조류 보존 방법, 그리고, ▲기후위기 적응 전략으로서 블루카본 내용으로 구성되었다.
□ 해양생명자원의 활용과 그 가치에 대해 논하는 세션에서 해양생물다양성 보전에 중심을 둔 블루카본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해양에도 다양한 연구 분야가 존재하고, 서로 별개의 영역인 것처럼 보이나 각 분야가 서로에게 곁이 되어 주어야 된다고 생각하며, 세션이 끝나고 필자가 고개를 끄덕인 이유이다.
□ 내용을 요약하면, 해양바이오산업은 새로운 미래산업임에 분명하고, 해양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책임에 기반한 해양생태계 보호와 해양생물다양성 보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. 그 대안으로 블루카본(Blue Carbon)*을 소개하며 건강하고 안정된 해양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노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음을 강조하며 공감대를 형성하였다.
* 염습지, 해초숲, 맹그로브숲과 같이 해수가 드나드는 연안생태계에서 토양층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식생에 의해 흡수되어 퇴적층에 장기 격리된 유기탄소
□ 우리나라에도 이런 다양한 연구 분야를 함께하며 공존하는 기관이 있다. 바로 한국판 노아의 방주 작전으로 탄생한 해양생물다양성 중심 대표기관 ‘국립해양생물자원관(National Marine Biodiversity Institute of Korea; 이하 자원관)’이다. 자원관은 해양생물자원을 기반으로 보전·관리 및 활용에 걸쳐 ‘넓고, 깊고, 높게’ 글로벌 연구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한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.
□ 첫째, 생물다양성협약(CBD), 나고야의정서(ABS)가 체결된 이후, 생물종의 유전자원에 접근과 이용으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의 공유를 위해 국가들은 해양생물자원에 대한 주권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. 우리의 과거를 알고 미래 세대를 위해 문화재를 수장·관리 하는 것처럼 K-해양생물을 찾아 실물 표본화하여 보존하고, 우리말 부여 및 매년 국가해양생물종목록집에 등재함으로써 해양생물자원의 국가 자산화를 통해 주권 강화에 힘쓰고 있다.
□ 둘째, 세계 해양바이오산업 시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자원관의 핵심 인프라인 해양바이오뱅크를 중심으로 기업·연구소 등에 산업화가 가능한 유용소재 발굴, 무료분양 및 정보를 제공하는 등 확보된 자원을 바이오산업으로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. 또한, 자체연구를 통해 다양한 분야(화장품·산업소재·의료 등)의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및 산업생태계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.
□ 셋째, 전세계적 이슈인 생물다양성 보전·관리 및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‘국립해양생물종복원센터(경북 영덕)’와 ‘블루카본 실증연구센터(충남 서천)’가 자원관 첫 분관으로 각각 2026년 2027년에 개관을 앞두고 있다. 두 센터가 개관하면 국가 총괄기관으로서 해양생물 및 서식지의 보호·복원, 해양의 탄소 흡수력·기후재해 대응 강화 연구 등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며 본격적으로 국가 목표 이행 달성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.
□ 넷째, ‘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(K-M GBF)’와 ‘국가관할권 이원지역 해양생물다양성 보전 및 지속가능 이용(BBNJ)에 관한 협정안이 타결되면서 도전적인 글로벌 실천목표가 도출되었다. 우리나라 역시 실천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하며, 자원관 역시 국내 이행계획 수립 및 정부의 적극적 대응을 위해 연구 결과에 기반한 과학자 옵저버로서 적극 지원할 것이다.
□ 이처럼 보전과 이용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기 때문에 과학의 결과를 반영한 정부의 정책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만 한다. 그래야만 해양생물다양성의 보전·관리와 이용·개발의 대립 안에서 적정한 균형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. 무한한 가치를 품은 해양의 미래를 위해 자원관은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여 무한하게 성장하고 있다.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우리의 선택과 노력이 필요한 시기 임에 분명하다.